우리가 그런 일이 있었던 지가 벌써 1년이 다 되었다고 지훈이형이 술자리에서 얘기를 꺼냈다. 실감이 전혀 안 났는데, 내가 블로그에 끄적거려 놓은 글들을 보면 정말 1년이 지난 게 맞긴 맞나 보다. 우리는 그냥 술먹기 좋아하는 아저씨, 아줌마가 모인 친목 밴드에 불과하고 나는 그게 싫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심각하고 심오하지 않게 내 음악을, 또 우리의 음악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조촐하게 작업실을 다시 꾸리고 남은 4명이 어영부영 모이고 있다. 올 한 해 동안에는 각자의 상처를 추스리고, 각자 적응해야할 새로운 상황들이 있어 뜻한 대로 열심히 만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런 것들로 인해 부대끼지 않을 수 있다. 나는 솔로로 낼 곡, 그래스하퍼로 낼 곡 구분까지 할 정도로 틈틈이 복수의 곡 구상을..